[글] 재미있다고 생각한 현상을 재구성하여 패턴화하자
<게임 크리에이터가 알아야 할 97가지 : 크리에이티브한 게임 만들기>
114-115쪽.
재미있다고 생각한 현상을 재구성하여 패턴화하자 / 타나카 타이세이
(전략) 컴퓨터는 순서, 반복, 분기라는 세 가지 방법으로만 대상을 처리할 수 있던 바보였던 것입니다. 바꿔 말하면, 현실보다 리얼한 CG도, 세상 만물을 구성하는 복잡한 규칙을 기술할 때도, 컴퓨터는 이 세개의 방법으로 처리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자, 그렇다면 게임을 만든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여러 가지 정의가 가능하겠지만, 나의 정의는 (1) 어떤 세계를 구축하는 것, (2) 그 세계에 있어 플레이어가 달성해야만 하는 목표를 설정하는 것, (3) 그 목적 달성의 과정에 있어 엄수해야 할 룰을 설정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1) CG를 이용하여 아름다운 검과 마법의 판타지의 세계를 만들어
(2) 플레이어는 일정 시간 내에 납치당한 공주를 구하지 않으면 안 되며
(3) 구출 과정에서 적에게 발각당하면 아웃
이런 것이 게임입니다. 이 방법으로 플레이어가 즐겁다고 생각하는 게임을 만들 수 있다면 그 사람은 뛰어난 게임 크리에이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게임을 만든다는 것은 곧 세계를 구축하고, 그 세계의 목적 그리고 세계의 룰을 만드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컴퓨터라는 바보를 사용하니까 단순한 패턴으로 기술할 수 있지 않으면 안 됩니다. 재미있다는 평을 듣고 있는 게임들은 조금만 생각해보면 놀라울 정도로 간단한 룰로 만들어져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탐험 놀이처럼 모르는 장소를 발견하는 재미를 재현한 것이 드래곤 퀘스트이고, 숨바꼭질의 재미를 재현한 것이 메탈 기어 솔리드입니다. 뛰어난 게임 크리에이터는 삶 속에서 재미있다고 느꼈던 체험을 단순화하고 구조화해서 그를 패턴화하는 일에 특화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스스로가 재미있다고 생각한 순간, 그것이 유행이든, 쇼핑이든, 축구 관전이든 상관 없습니다. 그 이유를 생각해서 단순하게 구조화할 수 있다면 게임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시아의 거리는 엉망진창으로 얽혀 있고, 유럽의 거리는 광장을 중심으로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그 이유를 패턴으로 기술할 수 있다면 뛰어난 도시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어째서 사람은 브랜드 의류나 가방에 비싼 돈을 지불하는지, 그것을 알 수 있다면 분명 재미있는 아바타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FC바르셀로나는 어째서 강한지, 그리고 FC바르셀로나의 축구는 어째서 아름답다고 느껴지는지 그 대답을 알아낸다면 새로운 축구 게임을 만들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게임 크리에이터가 되려고 하는 사람은 대부분 게임을 정말로 좋아할 것입니다. 따라서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즐겁다고 생각한 순간이란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었던 순간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플레이했던 기존의 게임을 재구축해봐야 기존 게임의 패턴화에 그칠 뿐입니다. 그래픽만 진화한 똑같은 게임이 재생산되고 있는 것이 요즈음 세태입니다. 게임 크리에이터로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게임을 만들어내고 싶다면 다른 게임 크리에이터가 하지 못할, 지금껏 살아오면서 재미있었던 순간을 찾아내어 그 내용을 구조화하여 심플한 패턴으로 정리하는 것이 지름길인지도 모릅니다.(라는 생각으로, 매일 여러 가지 놀이에 손을 대고 있습니다.)
죽기 전까지 그런 올곧은 심지가 있는 참신한 게임을 하나라도 더 세계에 내놓고 싶고, 엄청난 히트작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매일 노력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힘내십시오.